잡담2014. 5. 24. 22:38

너무 오래되어 잊고 있었다.

한때 내가 중국을 동경하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을.

 

첨밀밀.

나의 중국동경은 중 2때 본 이 영화 한 편으로 시작되었다.

여명을 좋아하게 되어, 여명의 노래 테이프며 씨디를 샀고,

언니가 사서 보던 스크린, 로드쇼의 홍콩영화배우 페이지를 모았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던 길에 워크맨으로 여명 노래를 들으며 바라보던 그 밤하늘이.

중 3때 왕가위 영화를 접했고 나의 중국? 홍콩? 사랑은 더욱 깊어갔다.

 

고등학교 때 나는 제 2외국어가 일본어였고, 중국어는 제 3외국어였다.

일본어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일본어, 일본어2, 일본어회화, 일본어독해, 일본어청해, 일본어 작문 등 짜증날 정도로 수업시수가 많았던 것에 반해

중국어는 2학년 일주일에 두시간씩 딱 1년만 배웠다.

중국어 교과서도 반정도밖에 못 배웠던 기억이 난다.

고 1때 담임이 일본어 담당이었는데, 너무 싫었다.

일본어 시간엔 늘 잠만 잔 덕분에 난 전교바닥을 깔았고, 나중엔 정신 차려보려해도 배우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져 포기수준이었다.

그런 나에게 중국어 시간은 오아시스 같았다.

방금 성함도 생각이 났는데 손진희 선생님.

엄청난 미인은 아니셨지만, 중국과 중국어가 정말 잘 어울리는 예쁜 선생님이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들어도 발음이 좋고, 수업도 잘 하셨던.

선생님을 좋아해서 메일도 쓰고 했는데..

 

중국문화를 좋아하고, 중국어 선생님을 좋아하고, 숨막히는 고등학교 생활에서 탈출구 같았던 중국어.

정말 열심히 공부했고, 나는 1년에 네차례 내신 시험에서 다 100점을 받았다.

중국어 시간에 첨밀밀과 월량대표아적심을 배워 노래도 부를 수 있게 되었다.

희망이라곤 없었던 암울했던 고등학생 시절 희미하게나마 가지고 있었던 꿈은 홍콩, 중국영화 홍보.

 

실제로 나는 대학 세군데 원서 중 한 곳은 중국어과로 넣어 합격했다.

그러나 부모님의 반대와 두려운 마음에 등록하지 않았다.

 

대학교에 들어가 나는 교양으로 일본어 한 과목, 중국어 한 과목을 들었다.

일본어는 매우 쉬운 수준이었고, 중국어는 아주 기초는 아니었는데 중국어 공부는 그때도 재밌었다.

심지어 고등학교때 남자선배 한 명이 재수해서 중국어과 1학년에 다니고 있었는데,

전공시험을 대신 쳐달래서 대신 쳤던 기억이..;; 무슨 정신으로 ㄷㄷ

 

나와 중국어 또는 중국과의 인연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중국에 대한 애정도 급 식었고,

중국어 전공 안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했고,

중국은 여행으로도 가기 싫다고 생각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동안은 여행에 대한 애정도 바닥을 쳤었다.

그 전까지 늘 꿈꾸던 여행이

여행은 왜 가지? + 여행가면 고생이지 로.

 

그랬던 내가 이번 중국여행을 결정하면서부터는 신난다.

기대된다.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중국을 보는 것도,

그 속에 아직 남아있을 옛 모습을 보는 것도,

본토 중국음식을 맛보는 것도,

한때 꿈꾸던 중국어에 몰입되는 것도,

중국의 자연경관을 보는 것도,

여행하기에 비싼 나라가 되기 전에 중국을 가보는 것도.

 

살펴보다 보니 티벳, 신장 쪽도 정말 좋을 것 같고,

역시 매력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 과연 어떤 나라일까.

 

단, 중국의 화장실은 아직도 공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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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