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2014. 5. 25. 02:30

부산 가기 전엔 마지막날 센텀스파에 갈 계획이었는데

걔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사실 나는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좋아하지 않고

센텀스파에 한 번 가봤으며

막상 송정으로 숙소를 잡고 나니

버스타고 센텀까지 가는 게 좀 번거로워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전 날 여자애한테 스파 갈래 여기 있을래 물어보니 스파 간단다.

 

부산 가기 전부터 송정에서의 아침은

신선지국밥에서 소고기국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메세지가 와서 오므라이스 먹고 싶단다.....

소고기국밥 못 먹어보는 건 아쉽지만

신세계푸드코트에서 아침 먹는 걸로.

 

친구는 안 간다고 해서 더 자게 두고,

우리는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밖에 나와 물을 한 병씩 사고

송정신역사까지 걸어가서

코레일패스를 보여주고 송정 - 순천 기차표를 끊어두고

역앞에서 버스타고

센텀하차.

 

푸드코트에 가서 남자애는 오므라이스를 시키고

여자애는 그냥 삼각주먹밥 고르고

나는 벨 울리면 음식 받으라고 시켜놓고

오봉팽 고고

언니가 오봉팽 홍차스콘을 무지 좋아해서

부산 올때면 사가곤 했다.

이번에도 언니꺼 사고 나도 아침으로 홍차스콘을 먹으려고 오봉팽으로 갔는데...

세상에.

신세계에서 지하에 있던 이마트를 닫고 고급슈퍼를 입점시킨다며

오봉팽마저 잡아먹으셨다. ㅜㅜ

어째서..오봉팽 장사 잘 됐잖아.

 

나는 멘붕해서 지하를 둘러봤지만 다 너무 비싸다.

그래서 결국 나도 그냥 2천원짜리 주먹밥. ㅜㅜ

 

스파로 고고.

주말이라 너무 비싸다. 인당 15,000원.

다행히 나는 신세계카드가 있어 10% 할인받아 13,500원.

 

여자애는 저번에 한국 왔을 때 목욕탕을 가본 모양인데

남자애는 좀 겁먹음.

옷을 받아 갈아입고 나와서 미팅포인트에서 만나기로.

탈의실 괜찮았냐고 물으니 괜찮았다고 해서 안심.

 

본격적으로 족욕 - 사우나룸 순례 - 안마의자 20분 2천원까지 하니 얼추 2시간 반정도가 지남.

역시 둘다 엄청 좋아함.

나도 4년만인데 그땐 그냥 휙 둘러보고 목욕만 하고 간지라 이번에 이용해보니 확실히 좋긴 좋더라.

블로그에서 입장인수를 천명으로 제한을 두는데 꽉 차서 기다렸다는 포스트를 봐서

엄청 겁먹었는데 오히려 한적했다.

안내도를 보고 남자애에게 욕탕 설명을 해주고

각자 탕으로.

여자애랑 나는 뜨거운 물, 찬 물에 다 들어가 보고

거품 나오는 곳에도 서있고.

남자애 배고플 것 같다고 나갔는데

입구에서 늘어져 있었다.

 

나와서 물어보니 탕에 안 들어갔다고.

내 생각에 샤워도 안 하고 옷만 갈아입은 듯.....

 

점심은 트럼프월드 지하상가에 오리집에서 오리주물럭을 먹을 계획이었다.

트럼프월드에 갔는데...

상가목록에 오리집이 없다.....

미리 적어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란다.......

친구들이 완전 실망하는 눈치.

나도 완전 당황.

 

일단 지상으로 나가자 해서 나왔는데 식당이 잘 안 보인다. ㅜㅜ

그나마 건물에 순두부집과 감자탕집이 있다.

감자탕 먹을래 하니까 남자애가 말하길 여자애가 감자탕 안 먹는단다.

그래도 여자애가 좋아하진 않지만 먹을 수는 있다고 해서

일단 올라가서 메뉴 보자 하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남자애가 여자애 더러 넘 감자탕 안 먹잖아. 좋아하는 거 먹어.

여자애가 먹을 수 있어.

남자애가 너 뼈에 붙어 있는 고기 안 먹잖아. 내가 감자탕 해도 한 번도 안 먹었잖아.

그래서 그냥 내려감.

이번엔 순두부집 앞에서 메뉴를 보며 고심고심.

둘 다 순두부를 좋아하긴 하는데 순두부를 먹고 싶지는 않은 눈치. (저번에 한국 왔을 때 경주에서 순두부 먹음 & 캐나다에서도 먹을 수 있음)

 

오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난감해하며 급하게 폭풍검색을 하니

시립미술관역 좀 지나서 주영오리란 곳이 있다.

전화해서 영업하는지 확인하고

오리집 있는데 택시타고 조금 가야한다니까 급화색. 이것들..

택시 타려고 하는데 택시가 안 온다.

큰 길로 나가서 잡자고 하고 큰 길로 나갔는데 다 탑승택시.

걸어가면서 잡자 하면서 걷는데 지도검색 해보니 걸어서 18분.

차도 엄청 막혀서 택시타도 그닥 빠르지 않을 듯.

그래서 그냥 걷기로.

 

오리 주물럭 중으로 27,000원.

엄청 좋아한다.....

다 먹고서 넌 우리가 좋아할 걸 너무 잘 안다며..

그래 이것들아. ㅋ

거기다 그정도 양의 오리고기에 일인 9천원이면 엄청 싸다며.

대대만족

 

버스를 타고 송정으로 백.

숙소에서 짐을 찾고 밀면을 먹고 있던 친구와 만나

(친구는 점심으로 신선지국밥 소고기국밥을 먹었다고. 가격이 올라 4500원이란다. 깔끔하다고. 밀면은 6천원이었는데 좀 비싼 느낌이었다고. 그렇지. 밀면은 싼값에 먹는건데. 6천원은 너무 심하다.)

송정역으로 고고.

 

친구가 기장미역이 유명하다가 해서 미역을 샀다며

한뭉치를 캐나다 친구들에게 줬다.

기차가 왔고 캐나다 친구들은 순천으로 떠났다.

 

 

캐나다 친구들은 순천에 가서 반찬이 엄청 많이 나오고

생선이 맛있고, 즐거운 아저씨들과 밥을 먹었다며 좋아했다.

내가 혹시 여행이 너무 빡빡하면 담양은 안 가도 돼라고 했는데

보성을 안 가고 담양에 갔단다.

아무래도 내가 담양에 떡갈비 유명하다고 해서 떡갈비 먹으러 간 듯.....

광주에 가서는 어떻게 찾았는지 오리탕을 먹었다고.

난 구경도 못해본 음식인데..

영미오리탕이라고 찾아보니 유명한 음식점 같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너 yummy radar 있는 것 같아.

엄~청 맛있었다고.....

서울에 올라가서 메세지를 보내왔는데.

어떻게 검색했는지 네이버지식인에 올라있는 오리탕 조리법을 보내왔다.

조리법 같은데 한글이라고.....

 

돈도 없는데, 겨울에 너~무 우울해서 충동적으로 한국에 오기로 했다고.

여자애가 한국가자 했을 때 남자애가 왜 또 한국이야? 고 물어서

너도 한국 좋아하잖아. 라고 하니 그래. 하고 비행기표를 구입했단다.

내년이 결혼 10주년인데 기념할 겸 겸사겸사 왔다고.

처음에 딱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엥? 내가 한국에 또 왜 왔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좋다고.

이제는 한국이 매우 편한가보다.

전에 한국 왔을 때도 일주일가량 베트남에 갔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베트남에 있으면서 빨리 한국 가고 싶었다고.

베트남 공기가 너무 안 좋고 교통이 엉망이라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나.

이번에 대만 재밌고 맛있는 거 많고 참 좋았는데

베트남과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집에 돌아온 기분이었다고.

상당히 기분전환 되는 여행이었고 캐나다에 돌아가면

술이나 담배같은 나쁜 습관을 끊고 힘내서 다시 열심히 일 할수 있을 것 같다고.

 

나는 푸드트럭 로고가 그려진 반팔티를 선물 받았다.

 

친구가 말한 5년만에 한국에 온 느낌은 이렇다.

5년전엔 커피를 그렇게 많이 팔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에나 커피숍이 있다.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 비싸서 한국에 와서 커피를 못 마셨다.

그사이 더 발전된 느낌이다.

다양성이 조금씩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전에 왔을 땐 사람들이 다 똑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었는데, 다양해진 것 같다고.

외제차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엄청 많아진 것 같다. 그것도 엄청 고가의 외제차가.

하긴 나도 센텀 가는 버스에서 포르쉐를 두대나 봤다.

이건 바뀐 점은 아니지만,

올 때 많이 지저분한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대만에 있을 땐 전혀 신경 안쓰고 다니다가

서울에 돌아와서 지하철을 타니 너무 창피해서 숨기고 싶었다고.

그래서 결국 새 운동화를 샀다고.

 

 

 

Posted by 누에바
여행/국내2014. 5. 25. 01:25

<둘째날>

10시쯤 짐을 프론트에 맡기고

걸어서 자갈치 시장 고고.

 

자갈치 시장을 쓱 둘러보고

고등어구이 먹으러.

시장통에 생선구이 있다고 들어와 먹으라고 호객행위를 하지만 쌩.

일단 7천원으로 가격이 싸지 않고,

기름 붓고 굽는게 싫고,

미리 한번 구워 쌓아놓는 게 싫음.

블로그에서 여러 고등어구이집을 봤는데

딱 마음에 드는 비주얼의 집이 있는데

가게 이름이 없다.

그냥 연두색 간판에 고등어정식이라고 적혀 있었다.

인터넷에서 어떻게든 위치를 찾아보려 했지만 실패.

아무데나 가야지 하고 있는데

자갈치 시장 구경을 끝내고 골목을 도니 그 식당이 뙇!

 

고등어정식 2인, 갈치정식 2인

고등어가 4천원, 갈치가 5천원 이었던가? 가물가물

생선이 조금 짜긴 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맛 좋은 밑반찬에 맛있는 생선구이.

대만족.

개인적으로 갈치보단 고등어가 나았다.

갈치는 나의 가장 좋아하는 생선인데 중국산인가? 뭔가 집에서 엄마가 구워주시는 그 세세한(?) 맛이 안 났다.

 

자갈치 시장에서 버스를 타고 태종대 고고.

태종대 차고지에서 내려 슈퍼에 들러 비싼 물을 사고

유람선 호객행위 하는 분에게 인당 만원에 표를 구입.

태종대 홈페이지에서는 자갈마당 쪽으로 가서 표를 구입하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슈퍼 할머니에게 여쭈어 보니 여기서 표를 구입하면

미니버스(봉고)로 선착장까지 데려다 준다고.

 

페리 탈래? 물어보고 탄다고 해서 표를 구입했는데

선착장 와서 종이에 이름, 전화번호를 적고

유람선을 보더니 남자애가 기겁.

얼굴이 새하얗게 변한다.

그러고 보니 아까 고등어구이 먹을 때 캐나다 있을 때 이야기 하다가 보트 못 탄다는 이야기 들었었는데 생각못함.

사람들이 모여지길 좀 기다려서 유람선에 탑승하는데..

친구와 캐나다 여자애는 이미 탔는데

남자애는 공포에 질린 얼굴.

자기 타면 바닥에서 뒤집어 질거라고.

결국 못타겠다고 해서 나도 타고 출발.

 

우리는 바깥쪽 위에 탔는데

타고보니 남자애 안 타길 잘했다 싶다.

탔으면 유람선 돌아가야 했을지도 ㅋㅋㅋ

위에 앉아서 그런지 생각보다 조금 무섭긴 했음.

 

타고 가는동안에 여자애랑 그동안 못한 이야기들을 함.

등에 문신 새로 했다고 보여줌.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쭉 듣는데

내가 많이 그리웠다며 눈물을 글썽글썽.

토닥토닥해줌.

여튼 즉흥적이고 충동적이고 감수성 폭발하는 이 아이.

사실 나도 예전엔 그래서 잘 맞았는데

나는 한국 돌아오고 많이 무뎌짐.

 

그렇게 40분이 지나서 내림. (세월호 사건 때문인지 주중이라 그런지 사람이 적었는데 작년에 주말에 자갈마당 조개구이 먹으러 왔을 때는 선착장이 발 디딜 틈이 없었음.)

태종대 입구쪽으로 걸어나와 태종대 들어갈래? 하니 유람선 타고 다 봤다고 필요없대.

그래서 그냥 다음 목적지인 중리해녀촌을 생각하며 길을 걸어 가는데

아무래도 이 길로 가면 안 될 것 같음.

그게 다음지도나 네이버지도 도보 길찾기는 해안 둘레길은 표시해주지 않음. ㅜㅜ

큰 길로 안내하는데 50분이 넘게 걸린다고.

어떻게 어떻게 찾아낸 게 해안 둘레길인 갈맷길을 이용하면 35분 걸린단다.

내가 영도 둘레길 좋아해서 어차피 갈맷길로 걸어갈 생각이었다.

옛날에 겨울에 혼자 거의 입구부터 해녀촌까지 걸은 적 있다.

그런데 이번엔 태종대에서 해녀촌까지라서 길의 입구를 모름.

인터넷으로 찾다가 못 찾아서 가면 보이겠지 하고 왔는데 헤매네. ㅋ

 

아까 물 구입한 슈퍼에 들어가 할머니께 중리 해녀촌 걸어가려는데 어디로 가야하냐니까

택시타고 가면 금방 간다고 걸어가면 한시간은 걸릴텐데 왜 개고생을 하려느냐고. ㅋㅋ

여튼 나와서 다시 자갈마당으로.

자갈마당에 가면 산길이 보인다.

갈맷길 걸어가며 장미 향기도 맡고, 망원경도 보고, 운동기구도 하나씩 다해보고

하다보니 해녀촌에 도착.

 

잠수복이 여기저기 널려 있다.

할머니 한분이 우리를 포섭하여 자그마한 테이블에 앉힌다.

뭐 먹을래 하셔서 그냥 이것저것 썩어서..하니

4만원 어치? 5만원? 이것저것 썩어 많이 줄테니 5만원어치 먹어 하셨는데

애들이 얼마나 잘 먹을지 알 수 없어 4만원어치만 먹는 걸로.

개인적으로 멍게를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멍게는 조금만 주시고 성게 많이 달라고 했다.

 

앉아서 좀 기다리니 먼저 성게가 나오고

차례차례 직접 손질해서 주신다.

성게는 캐나다 친구들도 맛있다고 하고

특히 성게를 이렇게 처음 먹어 본다는 대전친구는 띠용~ 좋아함.

소라, 해삼, 문어, 멍게 이렇게 주셨고 홍합탕도 주셨다.

4만원어치가 이렇게 많다니!

캐나다 친구들은 해삼은 싫어했고, 소라도 딱딱한 식감이 별로라고, 문어가 엄청 맛있고, 멍게도 그닥.

뭐 사실 그닥 좋아한 건 없지만, 되게 좋은 경험이었다고.

 

다시 버스를 타고 영도대교에서 내려

걸어서 숙소에서 짐을 찾고 연안여객부두에서 1003번 버스 타고 송정으로 고고.

전에 일본친구들 왔을 때 부산역 앞에서 1001번인가 1003번 타고 해운대 가는데

퇴근시간이라 버스가 꽉차서 짐들고 탄 친구들에게 미안했는데

다행히 이번엔 4시쯤이었고 부산역 가기 전 정류장에서 타서 앉아 갈 수 있었다.

1시간 20분쯤 걸린 듯.

 

송정해수욕장입구 정류장에서 내려

압축해놓은 두 곳의 모텔의 외관을 둘러보고

한 곳으로 들어갔다.

웹에는 저녁 8시 입실이래서 걱정했는데

바로 들여보내줬다.

1실 4만원.

방에 들어 갔더니 온 방이 헬로키티...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지 않아서 그냥 방에서 쉬면서

나는 부산 이후 일정이 전혀 계획되지 않은 캐나다 친구들을 위해

다시 폭풍 검색.

계획도 없으면서 코레일패스는 끊었다기에

잘 됐다 싶어서 전라도쪽으로 일정을 짜기 시작.

내가 오기 전부터 전라도가 음식이 맛있다고 했으니까 좋아할 거라고 생각.

 

좀 지나니 여자애가 왔다.

그래서 내가 계획 짜고 있다고 전라도 갈래? 하니 좋다고.

코레일 패스는 7일짜리란다.

다음날 헤어질 때 계획도 없으면서 코레일패스는 왜 산거냐고 물으니

서울 - 부산 왕복이 12만원 정도 하는데 코레일 패스 7일이 15만원이라나.

그래서 어디 한군데 정도 더 가도 본전은 뽑겠다 싶어서 샀단다.

무계획이라도 그건 잘 했네. ㅋㅋ

 

친구들도 아직 배는 별로 안 고프다고 하고

내가 송정에 엄청 맛있는 브라우니 파는 가게 있다니까

안그래도 남자애가 단 거 먹고 싶어했다고 좋다고.

송정 해수욕장을 쭉 따라 걸어서 벨라루나 도착.

커피도 한 잔 할 생각이었는데 세상에.

아메리카노가 5천원.

그래서 거지인 우리는 브라우니만 냠냠.

 

원래는 대변에 포장마차에서 바다장어를 먹을 계획이었다.

애들한테도 미리 얘기해뒀었는데.

낮에 해산물을 먹이고 나니 저녁에 또 엽기음식을 먹이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브라우니를 먹으며 음식점을 검색했는데 딱히 당기는 곳이 없다.

실컷 보고 있는데

애들이 우리 장어 먹으러 가는 거지? 하고 묻는다.

내가 당황해서 너네 장어 먹는 거 괜찮아? 했더니

먹으러 가고 싶다고 해서 어버버 하다가.

사실 니네 낮에도 해물 먹고 해서 장어 먹는 거 힘들어 할 것 같은데다

지금 시간도 너무 늦었고 거기다 하루종일 전화를 안 받아.

아까 숙소에서 지도를 다시 보니 생각보다 더 멀었고,

늦은 시간에 버스 타고 그까지 갔는데 안 하면 낭패라는 생각에

장어를 정말 먹여주고 싶었지만 그냥 근처 식당에 가기로.

 

숙소쪽으로 걸어가면서 전복 칼국수, 해물파전 파는 집으로 들어갔다.

옛날에 비빔밥 먹으러 왔던 집인 것 같은데 그때 맛있었다.

메뉴판을 보니 만두전골이 있다.

남자애가 만두를 좋아하고 전골에 버섯이며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 있어서

전골 괜찮지..하며 전골 2인분과 해물파전을 시킴.

해물파전이 먼저 나왔는데....

해물은 어디에?

파전 맛은 괜찮은데 해물파전인데 해물이 눈꼽만큼 들었다.

그다음으로 전골이 나왔는데....

국물이 맑네? 내가 아는 전골이란 음식와는 다른 비쥬얼인데?

맛을 보니...

가쓰오부시 육수다...ㅜㅜ

맛있으면 엄청 크게 리액션을 하는 둘과 나와 친구 모두 먹는 내내 침묵..

만두는 피가 왜 이리 두꺼운지.

하...총체적 난국.

먹고 나와서는 나쁘진 않았는데 장어가 훨씬 좋았을 것 같단다. 그 사실만은 분명하다고.

.....

난 다음날까지도 메뉴선정에 실패한 사실에 부들부들. ㅋ

 

해수욕장 쪽으로 걸어오니 대학생들이 시끌시끌 폭죽 팡팡

정자 올라가서 잠시 풍경 감상하고 방으로.

나는 다시 폭풍검색모드.

친구는 부산어묵에 빠져 혼자 나가서 맥주와 부산어묵을 사들고 들어옴.

송정 - 순천- 보성- 담양 - 광주 - 서울 일정으로

시내버스까지 세세하게 종이에 적어두고

친구랑 새벽 늦게까지 얘기하고 놀다 꿈나라.

Posted by 누에바
여행/국내2014. 5. 25. 00:06

본격적인 여행기

 

<첫째날>

6시 30분쯤 부산역에서 친구와 재회.

6시 50분쯤 캐나다 친구들과 재회.

 

캐나다 친구들에게 부산교통카드를 하나씩 쥐어주고

지하철을 타고 중앙역으로.

사실 걸어가도 되고, 택시타고 가는 게 더 싸고 편한데,

커다란 배낭 든 덩치큰 외국인 두명과 네명이서

코앞거리 간다고 택시타면 택시아저씨한테 싫은 소리 들을까봐

그냥 지하철 탐.

 

숙소는 용두산 바로 아래.

신축 모텔 5만원 방 2개.

짐을 내려 놓고 부평족발골목으로 고고.

숙소에서 꽤 멀거라 생각했는데,

날씨가 정말 좋고 거리가 예뻐서(?) 금방 도착.

실제로 생각보다 훨씬 가깝다.

 

전에 일본친구들이 왔을 때도 갔던 부산족발.

32,000원 짜리 하나, 맥주 3병. 총 41,000원.

역시나 친구들 대만족.

 

광복동을 좀 걷다가

친구가 스니커즈 산다고

운동화 가게 3곳을 갔는데

295가 아예 없거나 295 사이즈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다.

 

걷다보니 숙소.

편의점에서 맥주 사들고 용두산으로.

하트조명 의자에 앉아 사진도 찍고,

캐나다 여자친구는 이순신 장군상 앞에서 물구나무서기 해서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 맥주 마시며 이야기 하다가

내려와서 편의점 Cspace 맞은편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구입.

아주머니가 반가워 해주셨는데

포장으로 3개만 담으니 아주머니가 급시무룩해지심.

포장은 최소 2000원 어치라고.

캐나다 친구도 사겠다고 해서 좋아하셨는데

따로 포장하겠다고 하니 다시 시무룩해지심. ㅜㅜ

요즘 어묵 가격치고 싼 500원에

스티로폼 그릇에 어묵국물 담뿍 담고 채썬 파와 달걀지단까지! 넣어주시고 간장은 또 따로 통에 넣어주시니

수지가 안 맞을 것 같긴 하다.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다.

방에 가서 먹었더니 여태 먹어본 어묵 중 가장 맛있다.

대전에서 온 친구도 눈이 번쩍 뜨임.

역시 어묵은 부산어묵.

아주머니 어묵 많이 팔아주세요.

 

취침

Posted by 누에바
여행/국내2014. 5. 24. 23:37

2012년 5월 일본친구들과 2박 3일 이후 두번째 부산여행.

외국인친구들 위해 부산여행 계획짜기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캐나다에서 온 친구들은 한국여행이 두번째.

첫번째는 2009년 4월.

포항 - 경주 일대를 돌았다.

부모님이 엄청 잘해주셨지 그 때는.

포항터미널에서 헤어지면서 다시 얘네를 한국에서 볼거라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또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얘네 원래 엄청 느긋한 애들이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도통 계획이라고 없다.

어디갈래, 언제 만날래 물어봐도 거의 whatever 수준.

지네가 포항에 온다는 걸 볼 것도 없는데 뭘 또 오냐고 결국 부산에서 만나기로.

저번에 왔을 때도 부산에 갔던 것 같은데,

그땐 해운대 정도 갔던 것 같아서.

 

얘네 2009년 한국여행 후로 한국음식에 관심이 생겨서

남자애(애라고 적지만 나보다 15살 위)가

약간 히피스런 식당에서 일주일에 두 번 요리사로 퓨전 한국요리를 만들더니

2012년에 낡은 트럭을 사서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이것저것 하는 것 같지만, 메인은 한국퓨전.

대표메뉴는 Kdog 이라고...

여자애(얘는 두살 위)는 주정부 공무원인데 일 끝나면 푸드트럭에 가서 일하고

푸드트럭 홍보를 맡고 있단다.

얘네 사는 시 푸드트럭 대표로 한달에 한번꼴로 지역방송 및 신문과 인터뷰를 한다고.

며칠 전엔 보니 지역신문 레스토랑 순위 매기는데, 푸드트럭 부분 1위를 하셨네.

그리하여 이 계획 없는 것들(ㅋㅋ)의 여행테마는 보나마나 먹방.

 

인천으로 들어와서 서울에 이틀인가 있다가 대만에 갔는데

대만에서 메세지로 16일 이후에 보자고 하기에

나는 주말만은 피하고 싶어서 주중에 보자고 했고

오케이 하고 그럼 날짜 정해서 나중에 알려줄게 하기에 19 - 21일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들(ㅋㅋ)이 14일 늦은 오후에 메세지로 부산 어디서 만나면 되냐고.

케이티엑스 타고 올거라고.

난 이 메세지를 자정이 남어서야 확인.

몇 시에 도착하냐 물어도 잠들었는지 답이 없다.

일단 역으로 가려고 노력은 할텐데 내가 혹시나 늦으면 자갈치 시장에 가 있어라 라고 메세지 보내고

그때부터 멘붕.

 

다행히 이미 어디어디를 여행할지,

어떤 식당에서 무엇을 먹을지는 정해놨었는데

숙소를 안 알아봤고, 정확한 교통편도 모르는 상태.

폭풍검색을 시작했고,

숙소 예비후보를 각각 네 곳씩 적어두고

3시가 넘어 잠 들었다.

 

아침 10시경에 메세지가 왔는데

We'll get ahold of u about arrival time really soon k. We didn't book the train yet. We'll try for early afternoon.

도착시간을 기다리다 연락이 안 와서 외출준비를 하고 1시 반에

나 준비 다됐다. 니네 케이티엑스 타고 오면 나랑 걸리는 시간 비슷하니까 출발시간 알려주면 그때 나도 출발할게.

하고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기다리다 못해 그냥 전화번호를 가르쳐줘 했더니

We arrive at the busan station at 3:45

We don't always have wifi

으으. 이것들이 정말.

내가 캐나다 있을 때 핸드폰도 없었던 원시인들.

어쩐일로 스맛폰을 쓰시나 했더니 여전히 폰과 친하지 않으신 듯.

 

저 메세지가 2시 45분.

완전 당황해서 바로 집에서 튀어나갔다.

메세지를 마구 보내면서.

내가 지금 출발하면 5시 반쯤 도착한다. 숙소를 중앙역 근처에 잡을 예정이니 그냥 역근처에서 좀 놀고 있을래?

하고 보내는 사이 나는 터미널에 도착.

표를 끊으러 가려는데..

메세지가 왔다.

I meant that we arrive at 3:45 tomorrow. But we can prob still meet u tonight. What do u think? Sorry if i was unclear. We could be there in the evening. Wouldn't want u to be there alone.

으아니. 이것들이!!! 폭발!!!

 

그냥 낼 내려와 하고 나는 다시 집에 내려 가려는데

We wanna see u tonight. Be nice to have a break from seoul.

...

너무 늦어져서 계획했던 것을 다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주말은 하루라도 피하고 싶었고,

이쯤되니 그냥 빨리 끝나버렸음 싶다는 생각이.

 

그래서 결국 걔네는 서울에서 4시 반 케텍스 타고 내려 오고

나는 맞춰서 부산역으로 가기로 하고

원래 이번 여행에 같이 하기로 했던 대전에 있는 친구가

이 날 일련의 진행상황을 듣고 기차표도 반납하고 안 온다는 걸

맛있는 거 먹고 내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그런 곳에 간다고 꼬셔서

겨우겨우 친구도 부산역에서 만나기로.

 

하아..

 

Posted by 누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