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2014. 5. 24. 23:37

2012년 5월 일본친구들과 2박 3일 이후 두번째 부산여행.

외국인친구들 위해 부산여행 계획짜기는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ㅋㅋㅋㅋ

 

캐나다에서 온 친구들은 한국여행이 두번째.

첫번째는 2009년 4월.

포항 - 경주 일대를 돌았다.

부모님이 엄청 잘해주셨지 그 때는.

포항터미널에서 헤어지면서 다시 얘네를 한국에서 볼거라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또 온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얘네 원래 엄청 느긋한 애들이라 어느정도 예상은 했는데

도통 계획이라고 없다.

어디갈래, 언제 만날래 물어봐도 거의 whatever 수준.

지네가 포항에 온다는 걸 볼 것도 없는데 뭘 또 오냐고 결국 부산에서 만나기로.

저번에 왔을 때도 부산에 갔던 것 같은데,

그땐 해운대 정도 갔던 것 같아서.

 

얘네 2009년 한국여행 후로 한국음식에 관심이 생겨서

남자애(애라고 적지만 나보다 15살 위)가

약간 히피스런 식당에서 일주일에 두 번 요리사로 퓨전 한국요리를 만들더니

2012년에 낡은 트럭을 사서 푸드트럭을 시작했다.

이것저것 하는 것 같지만, 메인은 한국퓨전.

대표메뉴는 Kdog 이라고...

여자애(얘는 두살 위)는 주정부 공무원인데 일 끝나면 푸드트럭에 가서 일하고

푸드트럭 홍보를 맡고 있단다.

얘네 사는 시 푸드트럭 대표로 한달에 한번꼴로 지역방송 및 신문과 인터뷰를 한다고.

며칠 전엔 보니 지역신문 레스토랑 순위 매기는데, 푸드트럭 부분 1위를 하셨네.

그리하여 이 계획 없는 것들(ㅋㅋ)의 여행테마는 보나마나 먹방.

 

인천으로 들어와서 서울에 이틀인가 있다가 대만에 갔는데

대만에서 메세지로 16일 이후에 보자고 하기에

나는 주말만은 피하고 싶어서 주중에 보자고 했고

오케이 하고 그럼 날짜 정해서 나중에 알려줄게 하기에 19 - 21일쯤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들(ㅋㅋ)이 14일 늦은 오후에 메세지로 부산 어디서 만나면 되냐고.

케이티엑스 타고 올거라고.

난 이 메세지를 자정이 남어서야 확인.

몇 시에 도착하냐 물어도 잠들었는지 답이 없다.

일단 역으로 가려고 노력은 할텐데 내가 혹시나 늦으면 자갈치 시장에 가 있어라 라고 메세지 보내고

그때부터 멘붕.

 

다행히 이미 어디어디를 여행할지,

어떤 식당에서 무엇을 먹을지는 정해놨었는데

숙소를 안 알아봤고, 정확한 교통편도 모르는 상태.

폭풍검색을 시작했고,

숙소 예비후보를 각각 네 곳씩 적어두고

3시가 넘어 잠 들었다.

 

아침 10시경에 메세지가 왔는데

We'll get ahold of u about arrival time really soon k. We didn't book the train yet. We'll try for early afternoon.

도착시간을 기다리다 연락이 안 와서 외출준비를 하고 1시 반에

나 준비 다됐다. 니네 케이티엑스 타고 오면 나랑 걸리는 시간 비슷하니까 출발시간 알려주면 그때 나도 출발할게.

하고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기다리다 못해 그냥 전화번호를 가르쳐줘 했더니

We arrive at the busan station at 3:45

We don't always have wifi

으으. 이것들이 정말.

내가 캐나다 있을 때 핸드폰도 없었던 원시인들.

어쩐일로 스맛폰을 쓰시나 했더니 여전히 폰과 친하지 않으신 듯.

 

저 메세지가 2시 45분.

완전 당황해서 바로 집에서 튀어나갔다.

메세지를 마구 보내면서.

내가 지금 출발하면 5시 반쯤 도착한다. 숙소를 중앙역 근처에 잡을 예정이니 그냥 역근처에서 좀 놀고 있을래?

하고 보내는 사이 나는 터미널에 도착.

표를 끊으러 가려는데..

메세지가 왔다.

I meant that we arrive at 3:45 tomorrow. But we can prob still meet u tonight. What do u think? Sorry if i was unclear. We could be there in the evening. Wouldn't want u to be there alone.

으아니. 이것들이!!! 폭발!!!

 

그냥 낼 내려와 하고 나는 다시 집에 내려 가려는데

We wanna see u tonight. Be nice to have a break from seoul.

...

너무 늦어져서 계획했던 것을 다 못해서 아쉽긴 하지만,

주말은 하루라도 피하고 싶었고,

이쯤되니 그냥 빨리 끝나버렸음 싶다는 생각이.

 

그래서 결국 걔네는 서울에서 4시 반 케텍스 타고 내려 오고

나는 맞춰서 부산역으로 가기로 하고

원래 이번 여행에 같이 하기로 했던 대전에 있는 친구가

이 날 일련의 진행상황을 듣고 기차표도 반납하고 안 온다는 걸

맛있는 거 먹고 내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그런 곳에 간다고 꼬셔서

겨우겨우 친구도 부산역에서 만나기로.

 

하아..

 

Posted by 누에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