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2014. 5. 25. 02:30

부산 가기 전엔 마지막날 센텀스파에 갈 계획이었는데

걔네가 좋아할 것 같아서.

사실 나는 찜질방이나 목욕탕을 좋아하지 않고

센텀스파에 한 번 가봤으며

막상 송정으로 숙소를 잡고 나니

버스타고 센텀까지 가는 게 좀 번거로워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에

전 날 여자애한테 스파 갈래 여기 있을래 물어보니 스파 간단다.

 

부산 가기 전부터 송정에서의 아침은

신선지국밥에서 소고기국밥을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메세지가 와서 오므라이스 먹고 싶단다.....

소고기국밥 못 먹어보는 건 아쉽지만

신세계푸드코트에서 아침 먹는 걸로.

 

친구는 안 간다고 해서 더 자게 두고,

우리는 프론트에 짐을 맡기고

밖에 나와 물을 한 병씩 사고

송정신역사까지 걸어가서

코레일패스를 보여주고 송정 - 순천 기차표를 끊어두고

역앞에서 버스타고

센텀하차.

 

푸드코트에 가서 남자애는 오므라이스를 시키고

여자애는 그냥 삼각주먹밥 고르고

나는 벨 울리면 음식 받으라고 시켜놓고

오봉팽 고고

언니가 오봉팽 홍차스콘을 무지 좋아해서

부산 올때면 사가곤 했다.

이번에도 언니꺼 사고 나도 아침으로 홍차스콘을 먹으려고 오봉팽으로 갔는데...

세상에.

신세계에서 지하에 있던 이마트를 닫고 고급슈퍼를 입점시킨다며

오봉팽마저 잡아먹으셨다. ㅜㅜ

어째서..오봉팽 장사 잘 됐잖아.

 

나는 멘붕해서 지하를 둘러봤지만 다 너무 비싸다.

그래서 결국 나도 그냥 2천원짜리 주먹밥. ㅜㅜ

 

스파로 고고.

주말이라 너무 비싸다. 인당 15,000원.

다행히 나는 신세계카드가 있어 10% 할인받아 13,500원.

 

여자애는 저번에 한국 왔을 때 목욕탕을 가본 모양인데

남자애는 좀 겁먹음.

옷을 받아 갈아입고 나와서 미팅포인트에서 만나기로.

탈의실 괜찮았냐고 물으니 괜찮았다고 해서 안심.

 

본격적으로 족욕 - 사우나룸 순례 - 안마의자 20분 2천원까지 하니 얼추 2시간 반정도가 지남.

역시 둘다 엄청 좋아함.

나도 4년만인데 그땐 그냥 휙 둘러보고 목욕만 하고 간지라 이번에 이용해보니 확실히 좋긴 좋더라.

블로그에서 입장인수를 천명으로 제한을 두는데 꽉 차서 기다렸다는 포스트를 봐서

엄청 겁먹었는데 오히려 한적했다.

안내도를 보고 남자애에게 욕탕 설명을 해주고

각자 탕으로.

여자애랑 나는 뜨거운 물, 찬 물에 다 들어가 보고

거품 나오는 곳에도 서있고.

남자애 배고플 것 같다고 나갔는데

입구에서 늘어져 있었다.

 

나와서 물어보니 탕에 안 들어갔다고.

내 생각에 샤워도 안 하고 옷만 갈아입은 듯.....

 

점심은 트럼프월드 지하상가에 오리집에서 오리주물럭을 먹을 계획이었다.

트럼프월드에 갔는데...

상가목록에 오리집이 없다.....

미리 적어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없는 번호란다.......

친구들이 완전 실망하는 눈치.

나도 완전 당황.

 

일단 지상으로 나가자 해서 나왔는데 식당이 잘 안 보인다. ㅜㅜ

그나마 건물에 순두부집과 감자탕집이 있다.

감자탕 먹을래 하니까 남자애가 말하길 여자애가 감자탕 안 먹는단다.

그래도 여자애가 좋아하진 않지만 먹을 수는 있다고 해서

일단 올라가서 메뉴 보자 하고 2층으로 올라갔는데

남자애가 여자애 더러 넘 감자탕 안 먹잖아. 좋아하는 거 먹어.

여자애가 먹을 수 있어.

남자애가 너 뼈에 붙어 있는 고기 안 먹잖아. 내가 감자탕 해도 한 번도 안 먹었잖아.

그래서 그냥 내려감.

이번엔 순두부집 앞에서 메뉴를 보며 고심고심.

둘 다 순두부를 좋아하긴 하는데 순두부를 먹고 싶지는 않은 눈치. (저번에 한국 왔을 때 경주에서 순두부 먹음 & 캐나다에서도 먹을 수 있음)

 

오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난감해하며 급하게 폭풍검색을 하니

시립미술관역 좀 지나서 주영오리란 곳이 있다.

전화해서 영업하는지 확인하고

오리집 있는데 택시타고 조금 가야한다니까 급화색. 이것들..

택시 타려고 하는데 택시가 안 온다.

큰 길로 나가서 잡자고 하고 큰 길로 나갔는데 다 탑승택시.

걸어가면서 잡자 하면서 걷는데 지도검색 해보니 걸어서 18분.

차도 엄청 막혀서 택시타도 그닥 빠르지 않을 듯.

그래서 그냥 걷기로.

 

오리 주물럭 중으로 27,000원.

엄청 좋아한다.....

다 먹고서 넌 우리가 좋아할 걸 너무 잘 안다며..

그래 이것들아. ㅋ

거기다 그정도 양의 오리고기에 일인 9천원이면 엄청 싸다며.

대대만족

 

버스를 타고 송정으로 백.

숙소에서 짐을 찾고 밀면을 먹고 있던 친구와 만나

(친구는 점심으로 신선지국밥 소고기국밥을 먹었다고. 가격이 올라 4500원이란다. 깔끔하다고. 밀면은 6천원이었는데 좀 비싼 느낌이었다고. 그렇지. 밀면은 싼값에 먹는건데. 6천원은 너무 심하다.)

송정역으로 고고.

 

친구가 기장미역이 유명하다가 해서 미역을 샀다며

한뭉치를 캐나다 친구들에게 줬다.

기차가 왔고 캐나다 친구들은 순천으로 떠났다.

 

 

캐나다 친구들은 순천에 가서 반찬이 엄청 많이 나오고

생선이 맛있고, 즐거운 아저씨들과 밥을 먹었다며 좋아했다.

내가 혹시 여행이 너무 빡빡하면 담양은 안 가도 돼라고 했는데

보성을 안 가고 담양에 갔단다.

아무래도 내가 담양에 떡갈비 유명하다고 해서 떡갈비 먹으러 간 듯.....

광주에 가서는 어떻게 찾았는지 오리탕을 먹었다고.

난 구경도 못해본 음식인데..

영미오리탕이라고 찾아보니 유명한 음식점 같다.

그래서 내가 그랬다. 너 yummy radar 있는 것 같아.

엄~청 맛있었다고.....

서울에 올라가서 메세지를 보내왔는데.

어떻게 검색했는지 네이버지식인에 올라있는 오리탕 조리법을 보내왔다.

조리법 같은데 한글이라고.....

 

돈도 없는데, 겨울에 너~무 우울해서 충동적으로 한국에 오기로 했다고.

여자애가 한국가자 했을 때 남자애가 왜 또 한국이야? 고 물어서

너도 한국 좋아하잖아. 라고 하니 그래. 하고 비행기표를 구입했단다.

내년이 결혼 10주년인데 기념할 겸 겸사겸사 왔다고.

처음에 딱 한국에 들어왔을 때는 '엥? 내가 한국에 또 왜 왔지?'라는 생각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좋다고.

이제는 한국이 매우 편한가보다.

전에 한국 왔을 때도 일주일가량 베트남에 갔다가 다시 들어왔는데

베트남에 있으면서 빨리 한국 가고 싶었다고.

베트남 공기가 너무 안 좋고 교통이 엉망이라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나.

이번에 대만 재밌고 맛있는 거 많고 참 좋았는데

베트남과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집에 돌아온 기분이었다고.

상당히 기분전환 되는 여행이었고 캐나다에 돌아가면

술이나 담배같은 나쁜 습관을 끊고 힘내서 다시 열심히 일 할수 있을 것 같다고.

 

나는 푸드트럭 로고가 그려진 반팔티를 선물 받았다.

 

친구가 말한 5년만에 한국에 온 느낌은 이렇다.

5년전엔 커피를 그렇게 많이 팔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어디에나 커피숍이 있다.

커피값이 너무 비싸다. 비싸서 한국에 와서 커피를 못 마셨다.

그사이 더 발전된 느낌이다.

다양성이 조금씩 퍼져나가는 느낌이다.

전에 왔을 땐 사람들이 다 똑같은 스타일로 옷을 입었는데, 다양해진 것 같다고.

외제차가 그다지 많지 않았는데 엄청 많아진 것 같다. 그것도 엄청 고가의 외제차가.

하긴 나도 센텀 가는 버스에서 포르쉐를 두대나 봤다.

이건 바뀐 점은 아니지만,

올 때 많이 지저분한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대만에 있을 땐 전혀 신경 안쓰고 다니다가

서울에 돌아와서 지하철을 타니 너무 창피해서 숨기고 싶었다고.

그래서 결국 새 운동화를 샀다고.

 

 

 

Posted by 누에바